생각과 감상

이웃집 토토로 : "난 힘들 땐 지브리 애니를 봐"

goldeater 2021. 8. 29. 15:11

 

이웃집 토토로

 

이웃집 토토로(となりのトトロ)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1988년에 나온 애니메이션입니다.
학생 때는 친구들이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지루하고 유치하다고 느꼈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심금을 울려서 요즘은 지브리 애니들을 종종 보고 있습니다.

어디서 나온 말처럼 "난 힘들 땐 지브리 애니를 봐"가 정말로 도움이 되는 이유는 성인이 되면 치열한 사회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현실과 인간의 저열한 본성을 겪으면서 순수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영상으로나마 보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이웃집 토토로를 리뷰해보겠습니다.

 


 

이웃집토토로

초등학생인 언니 사츠키와 어린 여동생 메이는 입원한 엄마 병원 가까이에서 살기 위해 아버지와 셋이서 초여름 무렵 농촌에 이사를 옵니다.
이사 온 집은 아주 낡은 집이었는데 활기차고 호기심 많은 두 자매는 집안 이곳저곳을 탐색하다가 탁구공만 한 시커먼 덩어리들을 잔뜩 발견하게 됩니다.

사츠키와 메이는 이 생물들을 맛쿠로 쿠로스케(まっくろくろすけ)라고 부르는데, 두 자매가 읽었던 그림책에서 나오는 캐릭터 이름입니다.
아버지 타츠오가 밝은 곳에서 갑자기 어두운 장소에 들어가면 눈이 어두워서 맛쿠로 쿠로스케가 나온다는 말을 한 뒤 자매는 이 생물들에게 맛쿠로쿠로스케라는 이름을 붙여서 부릅니다.

이사를 도우러 왔던 옆집 할머니는 그건 스스와타리(ススワタリ)라고, 어린아이들 눈에만 보이고 해를 끼치지도 않으며 사람이 살게 되면 자연스레 사라지게 된다고 알려줍니다.
이 그을음 덩어리 요괴인 스스와타리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나오는데 그쪽에서는 긴 다리가 있는 모습입니다.

이웃집 토토로에 나오는 신기한 생물체들은 모두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에만 보이며 해가 없거나 아이들을 도와주는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신기한 동물들의 이름을 보이고 느끼는 대로 지어서 부릅니다.

 

となりのトトロ

아빠는 일을 하고 언니는 학교에 가서 혼자 마당에서 놀던 메이는 도토리를 줍다가 신기한 작은 동물을 발견합니다.
도망가는 작은 동물을 숲 속까지 따라가던 메이는 깊은 구덩이 속으로 굴러들어가는데 그 안에는 엄청나게 크고 신기한 동물이 있었습니다.
토토로와의 첫 만남입니다.

 

 

토나리노토토로

이 동물은 아주 입이 크고 웅웅 거리는 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습니다.
순수한 메이는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동물에게 이름을 물어봅니다.
웅웅 거리는 소리와 크게 벌린 입모양을 보고 메이는 "토토로"라고 알아듣고 이후로는 이 동물을 토토로라고 부릅니다.
물론 이 때는 메이만 토토로를 만났고 주변 사람들은 토토로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웃집 토토로에서는 아버지와 주변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말하는 환상 같은 이야기들을 부인하거나 혼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줍니다.

메이는 아빠와 언니에게 토토로가 있던 곳을 보여주려 했으나 다시 가보니 존재하지 않는 장소였고, 메이는 자신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며 화를 냅니다.
아빠인 타츠오는 토토로는 이 숲의 주인이며 항상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아름다운 동화처럼 말하며 아이의 순수함을 지켜줍니다.

 

이웃집 토토로 인형

비가 많이 오던 날 아버지의 우산을 들고 마중을 나간 사츠키와 메이는 다시 토토로를 만나게 되고 토토로에게 우산을 준 답례품으로 씨앗 주머니를 받게 됩니다.
선물을 건넨 토토로는 크고 신기한 고양이 버스를 타고 우산을 쓴 채로 사라집니다.

씨앗을 심어도 싹이 자라나지 않아서 기다리던 어느 날 밤, 꿈인지 현실인지 토토로와 작은 동물들이 찾아와서 새싹을 자라나게 하는 춤을 추니 이내 싹이 트고 순식간에 엄청나게 큰 나무로 자라납니다.
토토로와 작은 동물들, 사츠키, 메이는 팽이를 타고 날아다니고 큰 나무 위에서 오카리나를 불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이웃집 토토로 OST

이웃집 토토로의 클라이맥스는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서 엄마의 상태가 안 좋아져서 외출이 미뤄졌다는 연락을 받은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엄마를 보지 못한다는 말에 막무가내로 메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며 사라져 버리고 행방불명이 됩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메이를 찾아봐도 저녁이 될 때까지 메이를 찾을 수 없었고 사츠키는 마지막 희망으로 토토로에게 찾아갑니다.

결말은 당연히 훈훈하게 끝납니다.

 

 


 

이웃집 토토로는 개봉 당시에는 흥행 부진을 겪었지만 점차 작품상을 수상하고 재방영이 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입니다.

지브리 특유의 아름답고 동심을 자극하는 이웃집 토토로 OST는 언제 들어도 좋습니다.
엔딩 테마인 "이웃집 토토로(となりのトトロ)"와 이미지 송 "바람이 지나가는 길(風のとおり道)"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음악입니다.
피부관리실이나 요가원에서 너무 많이 틀어주는 OST이긴 하지만 그만큼 누가 들어도 좋다는 뜻이겠지요.

토토로라는 이름의 유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인의 딸이 토코로자와(지명 : 사이타마현 토코로자와시)를 토토로자와라고 발음한 것에서 착안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웃집 토토로는 '토코로자와에 있는 이웃 요괴'(沢にいるとなりのオバケ)의 줄임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래 발음대로라면 토나리노 토토로가 아닌 토나리노 토코로라고 되었을까요?

또한 이웃집 토토로 인형은 1988년부터 시작하여 66만 개 이상이 판매된 히트 상품이며, 토토로 캐릭터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심벌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 중에서도 이웃집 토토로는 굉장히 잔잔하며 순수한 스토리 라인이라서 아주 어린아이에게 보여줘도 좋고, 성인들이 보면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나 현재의 심적 스트레스를 치유하기에도 너무 좋은 애니메이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