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법 개정으로 반려동물 소유주의 알 권리가 강화됩니다
2021년 12월 9일 수의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으로는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반려동물 소유주의 알 권리가 많이 강화됩니다.
지금까지는 동물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갑자기 동물이 안 좋은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거나, 수술 비용을 물어보았을 때 정확한 가격을 알려 주지 않고 수술이나 진료를 받은 후에야 산정할 수 있다고 하여 보호자 입장에서는 정확한 동물 병원 치료비 기준을 알 수 없었으며, 치료가 끝난 뒤에 엄청난 병원비 폭탄을 맞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반려동물 병원비 부담에 컸던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또한 동일 진료나 수술일지라도 동물병원마다 가격이 몇십 만원씩 차이가 나는 경우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물보험(펫보험) 상품들도 여럿 출시되었으나 무엇보다 보장의 범위가 좁고, 꾸준히 보험료를 납입해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별도로 반려동물용 통장을 만들어서 현금을 불입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하에서는 수의사법 개정으로 인해 동물을 키우는 보호자 입장에서 어떤 부분에 달라졌는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 수의사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되어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와 같은 절차를 거친 다음에 공포가 될 예정입니다.
1. 중대 진료나 수술 전 보호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함
수의사는 수술과 같은 중대한 진료를 하는 경우에 먼저 동물 소유자에게 진단명과 진료를 해야 할 필요성, 발생 가능한 후유증과 부작용 등의 사항을 설명하고 동물 소유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2. 수술이나 중대한 진료 전 예상 진료비용 사전고지
동물 병원 개설자(관할 소재지에 동물병원 개설신고를 한 수의사)는 중대 진료 전 예상 동물병원 진료비를 동물 소유주에게 고지해야 합니다.
다만 중대한 진료 과정에서 반려 동물 의료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추후 변경 고지할 수 있습니다.
3. 진료비용 게시 및 초과 비용 청구 금지
수의사는 동물의 검사, 예방접종, 진찰, 입원 등 동물병원 검사비용과 동물병원 평균 진료비를 게시해야 하며 이 금액을 초과해서 진료비를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반려인 입장에서는 진료비를 미리 알기 어려워 다니던 동물병원을 여기저기 바꾸던 관행이나, 같은 진료 혹은 치료일지라도 동물병원마다 가격이 달라서 동물병원 중 저렴한 곳을 찾아 헤매던 시간과 노력도 절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예상보다 훨씬 비싼 반려동물 의료 비용 및 관리비라는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로 인해 일반 사람들이 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예상되는 지출을 미리 계산하여 입양 후 동물병원 진료비 및 양육비를 충분히 부담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4. 동물 진료 분류체계 표준화
정부는 동물 병원을 개설한 수의사에게 동물 질병명과 진료항목 등에 대한 표준화된 분류체계를 작성해 고시하도록 하였으며, 동물병원 진료비 기준을 조사, 분석해서 농림축산식품부가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개정을 하였습니다.
진료 분류체계가 표준화되면 같은 질환이지만 여러 가지 병명으로 불려서 혼란을 야기했던 병명을 표준화시켜 반려동물 소유주 입장에서는 동물의 건강관리를 보다 편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수의사회는 개정 법률 내용을 추진하기 위한 시스템과 기반이 마련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동안 억제해왔던 진료비가 인상될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수의사회 의견에 따르면 반려동물 의료 비용에는 인간처럼 공적 보험이 도입되어 있지 않고 사람 병원과 달리 동물병원에는 조세 혜택을 비롯한 지원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점, 또한 사람들이 다니는 병의원의 의료 용역은 대다수의 진료과목이 부가가치세가 면세되지만 반려동물 의료 비용은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 점 등을 예시로 들며 국가의 책임은 제대로 지지 않고 동물 병원들만을 규제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 동물병원 진료비 비싼 이유의 핵심입니다)
한편으로 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의 입장에서는 동물병원 진료비 비싼 이유와 동물병원 진료비 기준에 대한 데이터가 수집되고 결과가 공개됨으로써 동물병원 가격비교를 수월하게 하여 동물병원 저렴한 곳을 찾기 쉽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동물병원 평균 진료비가 크게 상승될 수 있으므로 반려인은 주변 동물병원 진료비 비교 조사 및 발품 팔기, 동물보험 가입 또는 동물을 위해 평상시부터 여유자금을 꾸준히 모아 놓기, 반려동물에게 좋은 식습관을 유지시키고 규칙적인 산책을 시켜서 항상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주는 등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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